'軍 통신 강자' 휴니드, 민항기 시장 도전장

입력 2023-05-22 17:49   수정 2023-05-23 00:53


인천 지하철 1호선 지식정보단지역 1번 출구를 나와 100여m를 걸으면 얼룩무늬 군용 트럭 수십 대가 눈에 들어온다. 별다른 간판이나 표식이 없어도 이곳이 방산 기업임을 한눈에 짐작할 수 있다. 공장 한쪽에선 직원들이 소위 ‘깡통 트럭’에 군 전술통신 장비를 장착하고 있다.

지난 19일 찾은 인천 송도 휴니드테크놀러지스. 유가증권시장 상장 방산기업인 이곳은 대한민국 군 통신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군은 특성상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고 자체 전술망을 쓴다. 이때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게 해주는 주요 장비가 휴니드의 대용량 전송 장치(HCTR)다. 휴니드의 통신 장비가 육군 내 ‘전화국’ 역할을 하는 셈이다.

지난해 매출 2224억원, 영업이익은 126억원을 기록해 전년과 비슷한 실적을 거뒀다. 중견기업이지만 통신 장비 부문에선 체계업체(완성품 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육군 준장 출신인 김왕경 사장(사진)은 지난해 휴니드에 합류했다. 군에서 예편한 뒤 한화 방산 부문에서 9년간 활약하고 휴니드로 둥지를 옮겨 사업 부문을 총괄한다. 김 사장은 “휴니드는 전장 상황을 신속히 공유하고 통합 작전이 이뤄질 수 있도록 다영역 통신전문업체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휴니드는 1968년 대영전자공업으로 출발했다. 외환위기 이후 부침을 겪던 휴니드는 2000년 김유진 회장(현 한국방위산업진흥회장)이 인수한 뒤 군 통신 분야와 항공 관련 수출사업이라는 두 개의 큰 축을 바탕으로 성장했다.

글로벌 항공기 제조사 보잉과의 인연이 깊은 점이 눈에 띈다. 보잉은 2006년 휴니드에 2000만달러를 투자했고, 현재도 지분 약 11%로 2대 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김 사장은 “보잉 전투기에 들어가는 와이어하니스(기체 전원과 신호를 전달하는 배선장치)를 공급하면서 절충교역(무기, 장비를 구매할 때 국외 상대방으로부터 기술 지식을 이전받거나 부품을 수출하는 등 반대급부를 조건으로 하는 것) 파트너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H-47, F-15EX 등 전투기에 들어가는 전기전자식 패널 등을 공급하면서 기술 및 개발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며 “향후 민항기 시장으로 비즈니스를 확대하기 위한 연구 개발도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신생 중견기업’인 휴니드는 ‘성장통’을 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중소기업일 때 받던 혜택이 중견기업이 되면서 사라졌기 때문이다. 휴니드가 중견기업으로 지정된 건 2018년, 이후 3년은 유예기간 적용을 받았지만 2021년부터는 그마저 없어졌다.

김 사장은 “국내에 무기를 수출하는 해외 기업은 절충교역 의무를 이행해야 하고 이때 우선 고려하는 게 절충교역 인정 가치승수”라며 “중소기업과 진행하면 3배 가치승수를 인정해준다”고 거듭 설명했다. 무작정 대기업과 동일하게 규정을 적용하기보다는 중견·중소기업이 부품 수출 활로를 열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송도=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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